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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있을까 <베트남 전쟁-박태균>
    > Culture&refinement/서평 2017. 8. 12. 15:49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진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1960년 이후 근현대사는 어떤 정권이 집권되느냐에 따라 달리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해석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만 한다. 1990년대 생인 나는 민주화가 시작된 이후에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부모세대가 왜 베트남으로 파병가게 되었는지, 어떤 국제 정세 속에서 무엇을 위해 자국민들을 해외로 파병보낼 수 밖에 없었는지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역사가 담긴 책은 신중하게 선택되어야만 한다.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작성되어야 하며, 정치적 견해는 배제되어야 한다. 이미 지나간 역사의 배경을 이해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국민들이 그 당시의 판단을 다시 평가해볼 수도 있어야 하며, 과오가 있었다면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역사에 관한 책을 사실로 받아들일 때에는 책의 성향과 출간목적을 판단해 보는 것도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인 박태균 교수와 한겨레출판에 의해 출간된 책이다. 그는 한미관계, 남북관계 등 주요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관심을 가진 역사학자로 방송, 강연, 연구, 칼럼, 책을 다양하게 활동한 이력이 있어 베트남 전쟁에 대해 쓴 여러 책들 중에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베트남 전쟁의 배경


    1966년~1970년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에서는 존슨대통령이, 베트남 파병의 종료시기에는 닉슨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은 미군 주둔 하에 남·북 휴전상태에 있었지만 한 해에만 약 500건에 달하는 교전이 있었고, 박정희가 약 10년간 대통령직에 있었다. 

    이 책에서는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을 평가하려면 왜 파병했으며, 파병의 목적대로 달성이 되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 대한민국은 베트남에 국군을 파병했는가


    베트남 전쟁(1965~1973) 당시 한국 정부는 휴전이후 다시 시작될지도 모를 북과의 갈등 속에서 주한미군이 베트남으로 이전할 것을 염려했다. 미국은 참전하고 있는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은 한국의 파병을 원했다. 그 조건으로 한국에 특별경제원조를 약속했다.

    그 결과 미국은 1950년대에는 한국전쟁으로, 1960년대에는 베트남전쟁으로 미국은 많은 재정비용을 지출했다. 


    1965년에 파병을 위한 징병대상자는 1945~1950년 생이었고,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징병기피자를 형사고발, 대학생에 대한 징집범위를 확대하며 일부 공군은 예비역을 재입대시키기도 했다. 이 때 주민등록법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기도 했다. 


    베트남 파병으로 우리가 잃은 것, 얻은 것


    파병으로 인한 가장 큰 손실은 자국민의 희생이다. 낯선 땅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에 시달리거나, 살아돌아온 자들은 전쟁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되었다. 


    특히 닉슨정부가 베트남전쟁에서 패한 후 미군을 철수하는 시점에도 한국 군인들의 철수결정이 늦어진 탓에 수 많은 사병들이 죽었다. 이 책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미국을 지원하는 파병 목적을 벗어났음에도 자국민을 보호하지 않은 한국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한다. 


    그 당시 한국기업들과 한국발 기술자들은 전쟁특수로 수익을 얻었고, 정부 역시 송금/환전 수수료, 전투수당으로 수익을 얻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 인프라의 원천은 낯선 땅에서 자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얻은 피와 눈물의 비용으로 일군 셈이다. 


    파병된 군인은 목숨값을 담보로 정당한 댓가를 얻을 수 있었을지에 대한 물음에 이 책에서는 미국에서 남베트남과 한국에 지급하는 전투수당을 비교했다. 장군의 경우 남베트남보다 많이 받았지만, 일반 사병들은 미군, 필리핀군, 타이군, 남베트남군보다 낮은 수준이었다고 말한다.


    베트남 파병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오늘날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편리함은 우리의 조부모세대의 목숨을 담보로 얻은 경제적 이익이다. 왜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낯선 땅으로 갔을까. 그 당시 박정희 정부에 대한 믿음? 애국심? 단지 돈을 위해서?


    우리의 역사에서 베트남전쟁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그 이전의 수 없이 많았던 전쟁에 자신을 던져온 모든 이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더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에서 살게 하기 위해 스스럼 없이 자신을 희생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특정 인물이나 특정 정부에 대해 무조건적인 믿음이나 고마움을 느끼기에는 자신을 희생해온 자들의 자리가 너무나 크다. 


    단지 그들에게 우리가 내릴 수 있는 평가는 자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내보냈던 만큼 그들의 죽음이 정말 헛되게 하지 않았는지, 잘못된 결정으로 무고하게 생명을 잃게 하지는 않았는지, 그에 상응하는 예우를 했는지, 과연 그것이 최선이었는지 되짚어 보고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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