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rungee/ 기록
-
가을> zrungee/ 기록 2024. 10. 20. 21:42
나는 가을을 좋아한다. 정오가 지나 따뜻해진 햇볕이 노란색에서 주황빛을 띄어가는 잎을 비출 때면,다섯 살 무렵에 한가로운 공원에서 엄마가 나를 부르며 R/C 카를 조종하는 법을 알려주시던 그 때의 풍경, 엄마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한참이 지나고, 스무살엔 내가 키우는 강아지 이멍멍과 처음으로 맞이하는 가을도 특별했는데낙엽이 한가득 쌓여있는 공원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팔짝팔짝 뛰며 좋아했던 아기 강아지 이멍멍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가을에 한가로운 공원을 거니는 가족단위의 사람들을 보면 유난히 따뜻한 기분이 들고,가을을 떠올리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나도 함께 자리하기를 기대해본다. 앞으로 새롭게 추억을 만들어갈 가을 어느 한 순간을 위해 소중한 사람들과 보내는 순간들을 진심으로 대해야지.
-
부모님의 교육관> zrungee/ 기록 2017. 9. 10. 10:31
우리 아빠는 내가 어릴 적 부터 늘 '당당하라'고 말씀하셨다. 내성적이었던 나에게 그 말은 어렵고 두려운 말이어서, 나와는 맞지 않다 생각하고 내 삶 저 뒷 켠에 밀어뒀다. 스무살이 지나 홀로 세상에 부딪히는 일이 많아지면서 어느 샌가 아빠의 말을 되뇌이곤 한다.사실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당당하게 사는 것은 쉽지 않다. 내가 가진 것이 없고 부족하다 느낄수록 움츠러들게 되고, 스스로 작고 하찮은 존재라 여기며 더욱 위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분명히 내가 작은 존재임을 알지만 타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에게 스스로 주문을 거는 것이다.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래서 나는 초조하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었을 ..
-
현장체험학습의 여왕> zrungee/ 기록 2017. 9. 9. 20:24
오늘은 우리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우리 엄마가 나와 동생이 어릴 때 손을 꼭 잡고 많은 체험을 하게 해주셨기 때문에 서울 근교 안 가본 곳이 없다. 국내에 들어오는 유명 화가의 미술 전시회에 가면, 돌아오는 길에는 책 한권과 함께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을 나섰다. 인체의 신비는 물론 농기구박물관, 역사박물관, 우표박물관을 넘어 알쓸신잡에 나왔던 에디슨 박물관도 나는 20년 전에 가봤다. 서울 근교에 가보지 않은 박물관, 전시관이 없었다. 방학마다 어린이대공원, 과천서울대공원, 에버랜드를 다니며 많은 동물을 접하게 해주었고, 예절교육은 물론 어린이 체험교육이 있으면 꼭 듣게 해주셨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접어들어서는 조금 더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하셨다. 위험한 상황에서 내 몸을 지킬 수 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