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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의 문명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던 이유<총, 균, 쇠-제레드 다이아몬드>
    > Culture&refinement/서평 2017. 8. 23. 21:42


    왜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는가


    서울대학교 도서관 대출 1위로 꼽힌 이 책은 단연 묵직한 두께로 지성의 상징을 증명하듯 몇년 째 베스트셀러로 자리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1998년에 초판 인쇄되었는데, 2003년에 '일본인과 한국인의 뿌리'에 대한 연구결과가 추가로 덧붙여진 것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어 국내 역사학자들에게 큰 힘을 싣고 있다.


    이 책에서는 왜 백인과 흑인은 문명의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19세기에 신대륙의 인디언들은 구대륙의 유럽인들에게 식민지화 되며 노예로 전락하게 되었는지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저자가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이는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적 환경이 유리한 지역에서 문명과 기술이 더 빠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인종의 생물학적 우위를 주장해온 일부 학자들에게 반박할 여지를 줄 수 없을 만큼 논리적인 근거들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


    내가 이 책을 구매한 것은 2015년이었다. 그 당시 나는 인간의 역사가 큰 틀에서는 비슷할 것이며, 과거에서 혜안을 얻고자 역사에 푹 빠져있을 때였다. 베스트셀러인 줄도 모르고 서점을 돌아다니다 매력적인 제목에 푹 빠져,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서 읽다가 구매를 결심했던 책이었다. 누군가의 추천 없이도 충분히 독자들의 시선을 끌며, 30년이 훌쩍 넘은 역사학자의 연구결과가 빼곡히 담겨있는 훌륭한 저서임에 틀림없다.


    너무나 흥미로웠지만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머리 속에 담을 수 없어 메모하며 읽었고, 절반을 읽은 채 3년 간 내 책장에 묵혀있었다. 그렇게 구매한 지 3년 만에 이 책을 드디어 완독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주 오래 전 대륙과 함께 이동한 인류의 발자취를 쫓는다. 유라시아와 아메리카, 아프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지역적 차이와 위·경도에 따른 기후차이가 인류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다룬다. 


    1. 수렵생활에서 식량생산으로

    최초의 인류는 자연에서 채집하고 사냥하며 유랑했다. 마침내 비옥한 땅에 이르러 우연히 또는 필요에 의해 야생식물을 작물화하며 자체 생산하게 되었고, 삶의 터전을 일구기 시작했다. 이 식량생산의 발원지가 된 비옥한 땅은 *초승달지대, 중국, 중앙아메리카, 아마존강 유역이 있다. * 초승달지대 : 지중해 부근의 메소포타미아 지역, 인류 최초의 문명이 시작된 곳으로 초승달처럼 생겨 칭해짐


    이 책에서는 수렵채집이 식량생산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상호경쟁의 대안방식이라고 말한다. 야생먹거리가 감소했거나, 작물화 할 수 있는 야생식물이 증가해 수렵보다 생산으로 얻는 보상이 컸거나, 기술이 발전했거나, 인구밀도가 증가함에 따라 식량생산의 상호관계에 따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야생식물에서 농작물로 작물화된 종은 12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농작물이 되지 못했던 수많은 탈락종들과 비교했을 때, 1년 안에 자라고 수확물을 낼 수 있는 한해살이 식물이, 이종보다는 자화수분이 가능한 종이 작물화 되기 쉬웠다. 


    2. 가축의 차이

    인류가 가축을 키움으로써 기존의 수렵생활에서 벗어나 손쉽게 식량을 농사나 이동하는 데에 쓰이기도 했다. 그런데 유라시아가 아메리카보다 가축화하는 데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아메리카보다 대형 포유류종이 많았고, 돼지, 말, 소 등이 있는데 가축화하며 논밭을 가는데 쓸 수 있고 길들이기도 쉬웠으며 식용으로도 쓰일 수 있었다. 반면, 아메리카의 대형 포유류는 알파카나 라마 외에는 다른 종이 없었다. 이 동물들은 농업에 활용하거나, 탈 것으로 쓰일 수 없는 종이었다.

     

    유라시아의 포유류가 아메리카로 넘어왔을 때에는 질병에 취약했고, 다른 동물들을 가축화하기에는 여러가지 필요조건이 있어야 했으나 후보종의 단점 때문에 가축화 할 수 가 없었다. 


    3. 문자의 발달

    문명과 함께 시작된 문자는 아예 새롭게 발명되었거나, 기존에 있던 어떤 문자에 영향을 받아 개발되었다. 전자는 수메르언어와 아메리카의 인디언들의 문자가 해당되며, 후자는 오늘날의 대부분의 문자인 알파벳, 한글 등이 해당된다.


    4. 기술의 시작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기술의 발명이 일부 천재들의 결과물이기보다는 시대의 필요에 의해 누적된 행동을 통해 발전해왔다고 말한다.

    그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바퀴를 예시로 들며,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만든 최초의 장난감용 바퀴가 운송용으로 발전하지 못했던 이유가 시대와 지역적 필요성에 따라 혁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술의 전파 역시 남북보다는 위도가 같아 기후가 같은 동서지역으로 전파되기 쉬웠다는 점에서 유라시아 대륙에서의 기술 전파가 아메리카보다 이점이 있었다. 또한, 식량이 생산되고 비축하는 환경에서 인간의 노동력이 기술이 식량을 구하는 데 외에 활용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기술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으로는 정주형 생활이 유랑형 생활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5.균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가장 발전이 느렸고, 가장 원시적인 부족들이 모여살고 있다. 특히 뉴기니는 비옥한 땅으로 이루어져 있는 지역이지만 아시아에서 들여온 작물이 아닌 그 지역의 야생작물을 식량으로 삼았고, 다른 대륙과 고립되어 온 채로 오랜 시간이 지났다. 뉴기니인들은 유라시아에서 가끔 들어오는 문물에 노출되어 균에 자연스럽게 저항력이 생긴 반면, 유럽인은 뉴기니 저지대의 병원균에 저항력이 약해 뉴기니는 쉽게 침탈되지 않았다. 


    6. 중국-승자의 역사

    같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서유럽은 각각의 국가로 이루어져있는 반면 중국은 하나의 국가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서유럽과 다르게 남북간의 사막이나 지협이 없어 양쯔강과 황허강을 끼고 교류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 중국의 문화는 북에서 남으로 전파되었고, 대게 남중국민들이 야만인으로 분류되었는데, 중국 역사에서 야만문화의 역사를 담은 문서는 모두 불태워져 현재는 승자의 역사만이 남아있다. 


    7. 태평양 지역의 다른 인종-폴리네시아인/오스트로네시아인

    오세아니아 동쪽의 태평양에 여러 섬이 있는 폴리네시아는 중국에서 인도네시아를 통해 '오스트로네시아인'이 이동했으나, 태평양의 뉴기니는 인도와 중국인들과 유전적으로 다르다. 뉴기니에 오스트로네시아인이 도착했다는 증거는 그들의 라피타토기와 관련 물품이 인도와 필리핀과 유사했으며, 오스트로네시아계 언어를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오스트로네시아인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지역의 수렵채집민들을 대체하여 지역을 차지하였으나, 뉴기니에서는 대체하지 못했다. 이미 뉴기니에서 살고있던 원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식량을 생산하고 있었고, 인구밀도가 높았으며, 열대성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8. 유라시아가 아메리카를 정복할 수 밖에 없던 이유

    유라시아가 아메리카를 정복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1)농업, 2)가축, 3)균, 4)기술, 5)정치조직, 6)문자 라는 환경적 차이에서 벌어지게 된 문명들이 더욱 격차를 벌어지게 했다. 1)아메리카는 단백질이 부족한 작물인 옥수수에 의존했다. 옥수수는 밀이나 보리, 쌀과 같은 종에 비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종이었다. 2)아메리카에는 대형포유류가 멸종되어 라마, 알파카류만 서식했고, 이 동물들은 농사에 이용할 수도 없었으며 분뇨나 젖을 이용할 수도 없는 동물이다. 3) 가축의 차이에서 유라시아가 동물의 균으로 부터 오는 전염병에 훨씬 많이 노출되었다. 4)유라시아는 금속, 군사기술 동력, 바퀴, 해상운송을 할 수 있었다. 5)아메리카 대륙이 부족, 촌락의 형태였다면 유라시아는 국가의 형태였다.


    9.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나

    일본은 여름철 집중호우로 높은 수확량과 높은 어획이 가능했고 비슷한 지역인 영국보다 산림이 많다. 영국과는 달리 일본은 역사이래로 외부의 침략이 없었다. 일본 내에서도 외모와 유전적 차이가 있는 일본인과 아이누인은 일본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의 시작점이 된다.


    역사에 따르면 최초의 수렵생활을 하던 조몬인이 야요이인으로 대체되었고, 오늘날 일본인이 되었다. 야요이인은 한국문화와 유사한 특징이 있다. 이에 대한 가설은 세가지가 있다. 1) 조몬인이 오늘날 일본인으로 진화했다(일본 주장), 2)야요이시대에 대규모 한국인이 유입됐다 3) 야요이시대에 일부 한국인이 유입되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조몬인이 아이누인과 유사하며, 야요이인은 일본인과 한국인으로 유전적으로 유사하다고 말한다. 언어인 아이누어와 조몬어가 유사하기 때문에, 일본어와 삼국통일 이전의 고구려어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기가 일본에서 발견되었다. 보통 대륙에서 섬으로 기술이 전파되지만, 이에 반하는 사실로 연구가치가 있다. 

    수렵채집생활을 오래 했으나, 농사를 하던 한국이나 중국보다 부유했다.


    조금 더 유리한 조건에서 문명인으로 혜택받은 우리는


    아메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대륙의 인류의 살아온 환경이 단지 우리보다 덜 유리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인지하게된다.


    오랜 시간동안 인류가 이동함에 따라 조금 더 발전한 문명이 이전 세력들을 몰아내고 자리한 것이 현재의 우리를 만들었다. 일본인이 한국에서 이동한 무리였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는 역사적 사실에 불과할 뿐이지, 일본인의 뿌리가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발달했다거나 마치 조금 더 우위에 있는 양 으쓱해서는 안 된다. 모든 국가의 민족들이 그렇게 대체되고 발전하며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국가나 집단의 자긍심을 기를 수는 있겠지만, 오랫동안 감정들이 얽혀온 양국의 관계가 향후 우호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자세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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