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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재원마련 논란
    > 인생 스킬 향상으로 가는 길/🗞️ Economic News Scrapping 2016. 6. 18. 10:02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재원 마련 논란


    1. 정부 자본확충은 한국은행 출자가 효과적

    2. 한국은행 자본확충펀드라면 가능하다

    3. 구조조정 재원마련은 정부가 세금으로 해야



    조원동 前수석 "선제적 구조조정은 속도가 핵심"


    속칭 '한국판 양적완화'를 주창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2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한국은행의 출자가 가장 효과적"이라면서도 "자본확충펀드 구성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은 정부가 제시한 국책은행에 대한 출자 요구에 중앙은행의 '손실 최소화 원칙'을 들어 자본확충펀드를 사실상 역제안한 상태다.

    "국회 심의 등 장시간 걸리는 재정 지출보다는 양적완화가 더 적합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은이 역으로 제안한 자본확충펀드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본확충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산업은행이 시중은행을 지원하고자 마련한 펀드다. 한은은 이때 32966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펀드에 주입했고 산은은 이 돈으로 은행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은행의 자본 확충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수석은 "현행 자본확충펀드는 산은이 시중은행을 지원하는 구조로 돼 있어 (산은이 산은을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자신 있게 말은 못하겠지만 일단 현금을 모아서 대출을 하느냐 출자를 하느냐는 법적으로 검토하면 솔루션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적완화인가 구제금융인가

    매일경제 | 윤경호 논설위원 | 2016.05.11


    거창한 논쟁으로 이어질 듯하던 한국판 양적완화는 한 방향으로 좁아졌다. 국책은행 자본 확충에 한국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느냐다. 기획재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더 확보해 맡을지, 국채를 발행할지 등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필요한 실탄을 마련한다는 명분에 한은은 밀려버렸다. 발권력을 동원해 돈을 대는 건 기정사실이고 대상 국책은행에 출자를 하느냐 아니면 대출 형태냐로 모아진다.


    기재부와 한은이 거론하는 미국의 2008년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처리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했던 시절이다. 미 재무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함께 7000억달러 공적자금을 조성해 글로벌 금융위기 뒤처리에 나섰다. 파산에 몰린 금융회사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민간 부문인 주택 관련 업체와 대기업인 자동차업체까지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2008 9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결정 후 금융위기가 닥치자 미 재무부는 5일 만에 TARP 초안을 내놓았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FRB 의장은 발이 닳도록 찾아가 의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하원은 9 29일 구제금융안을 부결해 버렸다. 주식시장은 9·11사태 후 가장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퇴임을 4개월 앞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을 감안해도 충격이었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압도적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월가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쏟아진 영향이었다.


    하원이 발목을 잡자 상원이 나섰다. 구제금융법안을 약간 수정해 하원에 앞서 10 1일 통과시켰다. 관행으로는 법안을 하원에서 먼저 통과시키면 상원이 뒤따르고 합동조정위에서 단일안을 만들어 조율 후 다시 표결하는데 이번엔 원로원 성격의 상원이 순서를 바꿔 성사시킨 것이었다. 하원도 이틀 후 수정안을 재표결해 통과시켰다.


    구제금융안이 의회 동의를 얻자 재무부와 FRB는 신속하게 세부 조치를 실행했다. 7000억달러 가운데 대통령의 서명만으로 즉시 쓸 수 있는 1차분 3500억달러를 재무부는 불과 77일 만에 집행했다. 중앙은행 역할은 그다음 단계부터였다. FRB는 그해 12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추고 단기자산유동화증권프로그램(TALF) 같은 조치를 내놓았다.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융, 신용카드 대출 등 당시 위험하다고 여겨졌던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담보로 인정해주고 대출을 해준 프로그램이다.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민간 부문 부채의 위험도를 낮춰준 것이다.


    하원의 몽니로 요란을 떨었지만 의회는 구제금융안에 동의해준 뒤엔 청문회를 열어 지원받는 금융회사와 대기업을 철저하게 혼냈다. 2008 11월 열린 자동차업체 청문회에서 GM, 포드, 크라이슬러 경영진은 혹독한 심문을 당했다.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청문회에 왔던 릭 왜거너 GM 회장은 질타를 당한 뒤 결국 사임했다. 구제금융을 받은 AIG와 씨티은행 경영진의 부도덕한 고액 보너스 잔치는 청문회에서 도마에 올랐고 끝내 토해냈다.


    지금 우리가 추진하는 해운·조선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그를 위해 국책은행 자본 확충에 혈세를 투입하는 조치는 누가 뭐라 해도 구제금융(Bailout)이다. 분명한 구제금융을 왜 한은의 발권력에 의존해 양적완화라고 포장하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구제금융에는 재정당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먼저 하고 중앙은행의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원활한 정책협조가 필수다.


    무엇보다 구제금융을 위해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 되는 과정은 국회 동의다. 그것이 국민적 합의다. 혈세를 지원하려면 금융회사든 민간기업이든 부실을 초래한 책임을 확실하게 먼저 물어야 한다. 청문회도 열어야 한다. 끝물이라도 19대 국회에서 당장 시작해야 한다. 구조조정에 한시가 아까운데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20대 국회는 벽두부터 이 일을 이어받아야 한다. 정부, 국회, 중앙은행이 모두 나서야 할 일이다. 2008년 미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배운 교훈이다.



    한은 발권력을 구조조정에 쓴다는 발상

    한국경제 | 정규재 논설위원 | 2016.05.09

    구조조정은 정부가 세금으로 해야

     정치갈등 두려워 논쟁 피해선 안돼

     국회 무능하면 나라운명 탓일 뿐

     

    외국의 사례를 섣불리 인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잘못 인용된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미국 중앙은행(Fed) GM 구조조정을 위해 발권력을 동원했다는 일각의 주장이 그런 경우다. 벤 버냉키의 《행동하는 용기》를 다시 읽어본다. 그는 상원 다수당 대표 해리 리드,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상원의원 크리스 도도를 비롯한 의원들이 Fed 대출을 요청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끝내 거부할 수밖에 없던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447).

    Fed
    는 산업분야가 아닌 금융 패닉에 맞서는 게 기본 임무라는 것이 제1의 이유였다. 문어발식으로 뻗어 가는 제조업의 구조조정을 감독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점, 무엇보다 전문성이 없다는 점, 제조업 위기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의회가 이를 논의할 시간이 없지 않다는 점도 고려사항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폴슨 장관과 부시 대통령은 GM, 클라이슬러와 이들의 금융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기금(TARP)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버냉키는 회고하고 있다.

    Fed
    는 보험사인 AIG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사실상 전 국민이고 금융산업에 패닉 징후가 있다는 이유로 직접 자금을 대출했다. 그것도 AIG 보유자산 전부를 담보로 잡았다. 그렇다면 출자는? 아쉽게도 Fed뿐만 아니라 어느 중앙은행도 영업기관에 자본금을 출자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외국의 사례가 없다고 우리가 시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입은행이나 주택금융공사에는 지금도 한국은행이 13.1% 35.2%를 출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강요가 만들어낸 잘못된 출자 사례다. 이 과정에서 일종의 법률적 기만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출입은행의 설립(1976)은 또 그렇다 해도 민주주의를 유달리 좋아한다는 노무현 정부조차 한은 출자를 위해 한은법이 아니라 주택금융공사법을 슬쩍 개정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한은 출자를 강요했다. 출자 금지를 명시한 한은법은 그대로 둔 채 주택금융공사법을 내세워 마치 이 법이 한은 특별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출자를 강요했다. 한은은 싸워 보지도 않고 정부 명령을 수용하고 말았다. 이런 변칙을 되풀이하자는 것이 지금 정부가 내세우는 ‘산업은행법 개정→한은 출자’ 논리다. 실로 황당한 일이다

    출자를 받기 위해서는 산은법뿐만 아니라 한은법도 고쳐야 한다. 그러나 이런 출자는 중앙은행의 존재 근거를 파괴하는 무지의 폭력일 수밖에 없다. 무책임한, 그리고 주인 없는 돈을 정부 마음대로 가져다 쓰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곤란하다. 정부가 쓰는 돈은 근본적으로 국민의 피와 땀이 들어간 영혼이 살아있는 돈이다. 국가의 채무부담 행위도 당연히 국회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는 치열한 논란도 생긴다. 그러나 이런 토론이야말로 국가적 자원배분 순위를 결정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프로세스다

    물론 구조조정 문제를 국회로 끌고 가는 순간 정치 투쟁판으로 변질될 것이 뻔하다. 정치 공세를 위한 청문회 개최 요구들도 난무하게 될 것이다. 해고 금지 등 말이 안 되는 대안을 요구하면서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것도 우려된다. 우리가 우려하는 그대로다. 그렇다고 둘러 갈 수는 없다. 국회가 구조조정 문제를 뒤죽박죽으로 끌고 가면 정부는 그 과정을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보여주면 된다. 정부 역할은 거기까지다. 국회 때문에 나랏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 나라의 운명이다. 관료들이 방향타를 잡을 수는 없다

    한은은 구조조정에 대해 권한도 책임도 지식도 없다. 발권력에는 국민들의 피와 땀 즉, 영혼이 없다. 발권력을 동원키로 한다면 굳이 정부가 세금을 걷을 이유도 없다. 차라리 조세를 폐지하고 돈을 찍어 재정을 충당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실은 정부조차 구조조정 문제에 충분한 최종적 지식을 갖고 있기나 한 것인가 말이다.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돌기 시작한 것이 벌써 두 해도 더 전인데 이제 와서 한은 발권력을 빌리겠다는 정부 행태가 정말 짜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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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재 주필 jk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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